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최근 취미생활로 레고 조립을 시작했다. 본문

에세이

최근 취미생활로 레고 조립을 시작했다.

Gilhyun Ko 2020. 5. 5. 14:56

나는 어릴 적부터 레고 조립을 굉장히 좋아했다. 그때는 수많은 레고 블록으로 내가 “생각한” 모형을 자유롭게 만들 수 있다는 점이 너무 좋았다. “설명서 없이” 수많은 레고 블록을 조합해 비행기, 자동차, 건물, 우주정거장 등등을 잘 만들었다.

 

조립 설명서만 있으면, 생각하지 않아도 완성할 수 있다.

어릴 때 레고가 자유롭게 생각하고 “생각한 모형”을 만드는 놀이었다면, 성인이 된 나에게 레고는 “누군가 생각한 모형”을 “생각 없이” 만드는 놀이가 됐다. 두꺼운 조립 설명서를 따라 수많은 부품을 조립하는 과정에서 “창의성”이 들어갈 공간은 없다.

덕분에 어릴 적 레고를 조립할 때는 수많은 “아이디어”로 풀가동 됐던 뇌는 생각이 없어진 이른바 “진공”상태에 들어가게 된다. 그리고 그 “진공 상태”가 레고가 주는 최고의 매력이 아닐까 생각한다.

 

어느 순간부터 머릿속을 채우는 생각이 많아지고, 그 생각으로 머리가 아플 때가 많아진다. 이것은 우리가 하는 “생각”의 종류가 예전과는 크게 달라지면서 생기는 건 아닐까? 예전과 달리 학생 신분이 아닌 성인의 신분에서는 대부분의 생각에는 걱정이 동시에 생기는 것 같다. 예전과 달리 내가 하는 행동에 대한 결과를 전적으로 “내가 책임”져야 한다는 압박감이 있기 때문일 것이다.

그리고 레고를 하면서 잠시라도 걱정에서 벗어나기를 바라는 건 아닐까? 레고를 많이 한다는 것은 한편으로는 내 걱정이 많아진다는 방증은 아닐까 걱정이 동시에 든다.